Travel/'22 여름 싱가포르 4박6일(完)

19. 4일차 - 마리나 베이 샌즈, 슈퍼트리쇼, The Auld Alliance

ごろごろ 2022. 10. 19. 23:47

블로그 다 날아가는줄 알았네 휴

마리나 베이 샌즈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은 2010년 개장하자마자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자리매김 하였으며

3개 건물의 1천개가 넘는 호텔 호실과 옥상의 인생샷이 찍히는 수영장 외에도

초호화 명품 매장 및 여러 매장들, 지하철역까지 연결된 복합쇼핑몰도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편에 개최된 레이저쇼 스펙트라 바로 뒤쪽이기도 합니다. 앞에는 변기쇼...

진짜 변기는 아니고 커다랗게 돌아가는 물 조형물도 하나 있습니다.

 

~삐까뻔쩍~

3층 높이에 좌우로 길쭉하게 개방된 구조가 인상적입니다. 화려하기도 하구요 오우~

지식이 없어 자세히는 모르겠지만 명품, 의류, 시계, 화장품 가게들이 하나같이 고급진게

공항 면세점 급으로 호화상점만 들어온것처럼 보였습니다.

하긴 이런곳은 임대료가 장난이 아닐테니깐... 꼭 매출이 높지 않아도 홍보, 광고 목적으로

지점을 놔두기도 한다고 얼핏 들은 바 있는듯 합니다.

 

중간에 보이는 Wolfgang Puck 할아버지의 스테이크하우스 CUT. 구글 평점이 4.6점에 달한다

아무래도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기념품이라 한다면

사진의 TWG 티와 BACHA 커피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제로도 귀국날 다른 관광객 분들 손에 커다란 쇼핑백이 하나씩은 꼭 들려 있었습니다.

 

차든 커피든 그리 큰 관심이 없는 필자조차 하도 필수기념품이다 꼭 사라 말이 많아서

관심이 생겨 2일차 오차드 로드 일정때 한번정도 디저트 겸 마셔봐야지~

했던 TWG 티 이나 (싱가포르 시내 곳곳에 지점이 꽤 많이 있습니다)

 

생각보다도 더 덥고 습해 지치기 쉬운 싱가포르의 기후 속에서

굳이 따뜻한 차를 마시고 싶어지진 않더라구요...

그와 반대로 중간중간 물이나 콜라로 지속적으로 수분을 보충했으며

식당에 앉아서는 샴페인으로 입가심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달고 상쾌한게 최고

 

단순히 기념품 목적으로도 가족 및 지인중에 차와 커피를 그렇게까지 선호하는 분이 없어

저는 굳이 들어가보진 않았습니다. 뭐 디자인이 화려해 한번 구경해봐도 좋긴 했겠네요.

그것도 그렇고 종류면에서 차이가 나서 그렇지 국내에서도 TWG 티를 구할 수 있습니다.

주로 투썸플레이스에서 티백 형태로 판매하더라구요.

 

글로벌 정재형
원하는 위스키를 다 샀다고 해서 구경이 끝나는게 아니야
맥캘란 30년 더블캐스크
맥캘란 리치 카카오

그 유명한 맥캘란 리치카카오가 여기 잔뜩 전시되어 있네요!

맥캘란과 유명한 쇼콜라티에가 협작하여 카카오 향이 가미된 특별한 보틀이라 합니다.

저도 그놈의 인기때문에 알게 된거지 직접 까셔 마셨다는 후기는 한번도 보지 못했으니

실제로 마시기 보다는 수집이나 전시용으로 많이들 사나봅니다.

 

약간 심술을 부려보자면... 저렇게 잔뜩 전시해놓고 '재고가 없어염' 할 바에는

그냥 한두병만 전시하고 나머지는 다 소비자에게 판매했으면 좋겠습니다.

아무리 공급을 줄여 수요를 드높이려는 의도가 있다고는 하지만 너무 심하잖아...

아니면 차라리 전시용 위스키 안에는 보리차만 담고 저 귀중하신 원액들은

따로 팔았으면 좋겠습니다. 싱가폴 관광 내내 구경만 잔뜩 하고 실제로 구한건 몇 안되니 이거

 

뭔가 아이스링크장 느낌이 나는

쇼핑에 관심이 없는 필자가 오래 머무를만한 장소는 아니니

우와~ 디자인이 예쁘구낭~ 정도로 만족하고 다음 일정을 향해 발걸음을 재촉합니다.

일정상 마지막 밤이고 다음 방문을 기약하기 어려우니

계획해둔건 최대한 경험해보고 귀국해야 마음이 좀 편하겠죠!

 

슈퍼트리쇼

슈퍼트리쇼는 아마 가든스 바이 더 베이 편에서 잠깐 언급한 적이 있는것 같습니다.

싱가포르의 야경을 빛내는 3개의 쇼 - 윙스 오브 타임, 레이저쇼 스펙트라 -

그리고 마지막 하나가 바로 이 슈퍼트리쇼 입니다.

 

전반적인 여행기상의 제 일정으로 봤을때 시내 외곽 및 세부적인 식당, 장소들이 앞에 있고

정말 싱가포르 하면 딱 떠오르는 마리나 베이 지역, 풀러튼 지역(내일예정)이

정작 뒤쪽에 배치되어 있는데 사실 이는 의도와 차이가 조금 있습니다...

 

첫날 Atlas Bar에 방문하기 전 저녁 일정이 원래는

호커센터에서 치킨라이스, 사테 먹기 → 리버크루즈를 타고 야경을 보며 전반적인 위치 파악

→ 레이저쇼 스펙트라 → 싱가포르 플라이어(대관람차) 탑승 요거였는데

갑작스러운 호우 때문에 전부 스킵됐네요 예이! ㅋㅋ 변수를 미처 고려하지 않은 제 잘못입니다.

앞으로는 관광 목적의 4일 이상의 긴 여정이라면 마지막날 반나절 정도는 놓친 부분을 보충하거나

가장 좋았던 일정을 한번 더 방문하는 시간으로 배정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또 하나 배워감

 

이러한 이유로 마지막 밤인 오늘 쇼를 두개 몰아서 보게 되었습니다.

뭐 위치상으로는 서로 인접해 있으니 크게 무리가 되는 동선은 아닙니다.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 10분정도만 걸으면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중간에 도착할수 있음)

 

짜잔~ 슈퍼트리쇼는 매일 19:45, 20:45에 개최되며 15분간 진행됩니다.

가든스 바이 더 베이 중앙에 위치한 커다란 나무 조형물에 조명을 비춰

색을 바꿔가며 진행되었으며...

 

첨밀밀 - 등려군

15분간 전세계의 유명한 띵곡들을 틀어주며 곡 컨셉에 맞게 조명 톤을 바꾸는 형식이였네요!

각 곡은 2분 정도씩 틀고 이어졌으며, 음악을 모르는 사람도 어디선가 한번쯤은 들어봤을법한

유명한 팝송이나 인기 영화의 주제곡, 재즈 등이 연달아 흘러나왔습니다.

(아버지가 이 곡을 매우 좋아하셔 특별히 촬영해 보내드렸습니다)

 

이 곡을 들으니깐... 가보지도 않은 홍콩에 대해 왠지 모를 향수를 불러 일으키네요...

아시아에서 관광해볼만한 선진국을 뽑으라면 싱가폴을 제외하고는

홍콩, 대만 정도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이제는 둘 다 여러모로 방문이 여의치 않게 된것같아 마음이 아픕니다.

 

반짝반짝 예쁘고 주변이 숲으로 둘러쌓여 조용해 낭만도 넘칩니다.(연인과 오세요)

 

한가지 문제가 있다면 주변 공간이 넓게 뚫려있는게 아니고 한정적이라

고개를 높게 치켜세워 올려다봐야 하니 목이 아플 수 있다는 점인데...

아예 돗자리를 장만해와 누워서 감상하는 관광객 분들도 여럿 보였습니다.

좋은 자리를 선점하고 싶다면 일찍 오는것도 좋을듯 하지만,

이날이 월요일이라서 그런지 사람들이 아주 많이 붐비지는 않더라구요. 여유 있었습니다.

 

싱가포르에서 본 3개 쇼 모두 만족스러웠다. 각기 컨셉도 달랐으니 모두 보는것을 추천
항상 습해서 그런지 달팽이가 은근히 자주 보인다

 

The Auld Alliance

갑작스러운 비에 대비한 공용우산? 이런게 진짜 은근 신기하다

여행기를 쭈욱 읽어오신 분이라면 슬슬 이쯤에서 어떤 일정이 마지막일지 알고 계시겠죠?

볼거 다봤고 밤이면 당연히 술과 함께 마침표를 찍어야죠! 오호호

 

사실대로 말하자면 이날 밤은 소제목에 적힌 The Auld Alliance가 아닌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칵테일 바, 래플스 호텔에 위치한 Long Bar를 방문하려 했으나

쇼를 두개나 감상하면서 늦어져서인지 마감시간이 다가와 자리가 없다는 통보를 듣고

다음날을 기약하며 계획상 차안으로 채택해놨던 The Auld Alliance로 향했습니다.

 

한식에 상당히 진심인 편. 자정이 가까워진 시간인데 회식하나보다(회식도 한국문화다)

The Auld Alliance에 도착했습니다. 상호가 고급 영단어로 이루어져 있네요...

 

이곳은 뭐 제가 여행 내내 침을 질질 흘리며 쫓아다녔던 Asia's Best Bar에 들어가진 않으며,

그도 그럴것이 칵테일을 판매하지 않는 위스키 몰트바입니다.

위스키만 까서 잔 단위로 판다는 말이죠. 하지만 전세계의 희귀한 보틀들,

더하여 이곳만의 자체적인 보틀을 판매하는 것으로 이름이 알려져 있습니다.

 

칵테일을 찾아다니는 일반적인 여행객에게 잘 알려진 바는 아니지만,

저는 동호회 카페에서 후기를 보고 미리 알게 된 장소입니다.

 

앤틱한 디자인이 푸근하다. 월요일이라 그런지 손님이 나밖에 없네!
수백개의 각기 다른 보틀들

첫잔으로는 그... 음... 사진으로만 봐도 위스키 같진 않죠!

사실 칵테일을 아예 완전히 팔지 않는건 아니더라구요 ㅎㅎ;;

클래식 칵테일 중에서 유명하고 제조가 간단한 몇몇은 메뉴상 구비해두신 모습이였습니다.

 

이날 목적은 위스키 뿐이라 원래는 시킬 생각이 없었는데,

이곳을 방문하기 전 마리나 베이 샌즈에서부터 출발해 롱바에서 퇴짜맞고

여기까지 걸어오느라 땀을 뻘뻘 흘려서... 좀 식히고자 주문한 모스코뮬입니다.

차가운 구리잔에 생강과 탄산수(보통은 분다버그같은 가당 탄산)가 들어가

약간 알싸한듯 하면서도 달고 톡톡쏘고 시원합니다! 빠르게 몸이 식어 차분해지는 느낌이 좋네요.

 

Macallan Merchant's Collection

그간 너무 달콤한 칵테일만 마신것같아 오늘은 위스키를 진득하게 마셔보고자

방문목적이 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시켜본 맥캘란 위스키~

 

이 친구는 국내에서는 한번도 본 적 없는 처음보는 보틀이네요.

Merchant's Collection 이라 하니 상인들이 직접 빼돌린...

그러니까 돼지고기로 치면 뒷고기 같은 일화가 있나보군요! 그만큼 맛있다는 뜻이겠지요.

 

맛을 보니 꽤 독특했습니다. 맥캘란 특유의 섬세하고 고급진 향은 느껴지지만,

정규 라인업의 쉐리쉐리한 달콤한 기조는 아니고 약간의 피트도 느껴지는

복합적이면서도 맑고 가벼운듯한 느낌이 신기했습니다.

아니나다를까 싸장님께 물어보니 정규 쉐리 라인이 아니라 하는군요!

맛으로 맞추니 기분이 좋습니다 ㅎㅎ

 

매장 상호가 적힌 위스키

다른 손님도 없겠다, 막간을 이용해 여싸장님과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보니

한국인 여행객 중에서도 이곳을 찾아오는 위스키 동호인이 종종 있어 알고계시다 하셨습니다.

확실히 이곳에 놓인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보틀들이

세계 어디에서든 흔히 접할만한 위스키는 아니며, 그런 친구들이 한 장소에 몰려있다니

더더욱 쉽지 않은 좋은 경험이겠지요.

 

사진 뿐만 아니라 매장을 쭉 둘러보면 각 위스키사에서 내놓은 보틀들 말고도

저렇게 매장 특유의 상호가 적힌 특별한 보틀들이 눈에 띕니다.

이것은 매장이 뭐 위스키 제조사를 보유할정도는 아니고...

몇몇 위스키 제조사에서 자기네들이 보유한 수많은 위스키 원액, 그러니까 오크통 중 몇개를

판매하겠다 지정하면 이런 매장이나 단체 단위에서 맛본 뒤 선택, 금액을 지불하면

위스키를 병입, 출시할때 이름을 박아주는 형식입니다.

 

Hibiki 21Y

위스키 하나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으니 다른 하나는 익숙한걸 시켜도 되겠지요.

히비키 21년입니다! 맥캘란 레어캐스크와 함께 제 최애 위스키 1순위기도 합니다.

 

히비키는 일본 산토리사의 위스키로, 싱글몰트는 아니고

여러 싱글몰트 위스키를 섞어 만든 블렌디드 위스키 입니다.

히비키는 자기네 산토리사의 위스키(야마자키, 하쿠슈 등)만을 섞어 만들었는데

그 섬세하고도 달콤한 맛이 장난이 아니라 제 입맛도 확 끌더라구요.

 

이런 맛있는건 나만 알면 좋겠지만...

비싼 위스키가 늘 맛있는건 아니지만 맛있는 위스키는 무조건 비싸다는 말이 있듯이

중국인들도 고량주를 떠나 슬슬 위스키 열풍이 불고 있으며,

걔중에서도 특히 히비키를 눈에 불을 켜고 사모으기 시작했다고 하네요.

지금도 3~4년 전에 비해 가격이 확 뛰었는데, 앞으로는 구경조차 하기 힘든

귀한 몸이 되실 예정이십니다.

 

사실 몇잔 더 마시고 싶었으나 이곳이 엔트리급의 위스키를 판매하는 곳은 아니라

정가보다 싸다고들 해도 가격이 꽤 상당해서 ㅎㅎ;;

이쯤에서 슬슬 마무리하기 위해 시킨 막잔 키르입니다.

 

와인 베이스의 간단한 칵테일이고, 바리에이션이 다양한데 저는 바이올렛으로 시켰습니다.

기포가 뽀골뽀골 올라오는게 이것도 어떻게 보면 샴페인이랑 상당히 비슷하네요.

달고 상쾌하면서도 바이올렛이라는 이름에 맞는 향긋한 향이 코를 감싸고 넘어갑니다.

 

The Auld Alliance는 일반적인 관광객이 오기에는 조금 난해한 부분이 있을수도 있겠네요.

위스키에 관심이 생겨 이것저것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분이 오면 좋을것같으며,

혼자 오기보다는 같은 취미를 가진 동호인 분들이 같이 오면 더 좋을듯한 공간이였습니다.

 

알록달록 무지개빛의 레인보우 빌딩. 호텔 앞에 있더라

이렇게 싱가폴에서의 마지막 밤이 흘러가네요.

 

이렇게 전형적인 관광을 하다보면 종종 드는 생각이지만, 사실 여행지에서 낮시간보다는

밤시간만 한번정도 더 있으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곤 합니다.

그렇다고 밤 한번 더 지내자니 숙박비도 더 내야하고, 정작 낮에는 할게 또 없고 ㅎㅎ...

첫날 밤 일정을 날려서 생기는 아쉬움 이였던것 같습니다. 그래도 별수없죠!

여행이라는건 늘 아쉬움이 공존해서 더 재밌는거니깐

 

그리고 여기까지 여행해보니 느낀건데... 싱가폴은 기회가 닿으면 분명히 한번 이상

또 다시 올 여행지라는 확신이 이 날을 기점으로 생겼습니다.

 

아직 완전히 끝난게 아닙니다! 내일 낮-저녁 일정이 남아있으니깐

다음 날짜에 이어서 작성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