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2 여름 싱가포르 4박6일(完)

14. 3일차 - 윙스 오브 타임, Bob's Bar

ごろごろ 2022. 10. 7. 12:21

윙스 오브 타임 (Wings of Time)

싱가포르의 야경이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이유는

높고 화려한 마천루에서 뿜어져 나오는 황금빛 건물 조명에서 부터도 있지만

매일 밤 개최되는 여러가지 호화로운 쇼들 덕분이기도 합니다.

 

센토사 섬  해변가에서는 매일 밤 8시와 9시에 윙스 오브 타임이라는 쇼를 진행합니다.

입장료를 내고 관람이 가능하며, 이번에도 역시 KLOOK 어플을 통해 사전예약 하였습니다.

비치 스테이션 사진을 보면 가림막이 사람 키보다 높게 설치되어 있는데,

쇼를 무료로 관람하는 것을 방지하는 목적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쇼는 정시에 시작해 20분간 진행되며, KLOOK 어플로 예약했더라도

다른 시설과 다르게 매표소에서 예약내용을 보여주고 한번 더 인증을 받아야 입장이 가능합니다.

의외로 쇼 조형물의 크기가 그리 크진 않습니다. 나무로 된 좌석에 대충 앉으면 됩니다.

 

쇼는 분수가 주가 되고 조명을 쏘거나 스크린 삼아 영상을 비추며 진행하는 형태입니다.

내용은 대충 길 잃은 소년소녀가 잠들어있던 불사조 등에 타고

과거에서부터 현재까지의 싱가폴을 시간여행하는 어쩌구...

 

아무래도 유료 서비스다 보니 자세한 내용은 직접 보시는게 좋을듯 합니다.

(사진&영상 촬영을 제한하지는 않습니다)

평소에 뻔한 내용의 쇼를 잘 보지 않으며 규모도 대단하지 않아 크게 기대하지 않았는데

이게 또 은근히 내용이 유치하지 않고 연출이 그럴싸하며 이국의 밤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엄청 재밌게 몰입해서 보다가 끝나고 박수치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ㅎㅎ...

 

값어치를 하는 쇼입니다. 분수도 시원하고 조명도 아름답고. 영상 표현도 좋네요.

불사조씨 성우분 목소리가 간드러져서 몰입이 잘 됐던것 같습니다.

이런건 혼자보다는 연인이나 가족이랑 오면 더 즐거울듯 한데... 뭐 그렇게 됐습니다.

 

Bob's Bar

쇼 관람을 마치고 오늘밤도 위스키·칵테일과 함께 즐겁게 끝내보기 위해 이동해봅시다!

 

센토사 섬 이동방법으로 낮에는 모노레일이나 비치셔틀을 안내해 드린 바 있는데

위 사진처럼 버스도 운용합니다. 그리고 놀랍게도 센토사 섬 내에서는 가격이 무료입니다!

비싼 세금 거둬다가 센토사 섬에 엄청 투자하나보네요. 유용하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료라고 시설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

Bob's Bar는 Capella Singapore 리조트 호텔 내에 위치해 있습니다.

낮의 The Cliff 식당은 버스정류장에서 소피텔로 올라가는 계단이라도 있었는데,

요 Capella Singapore 호텔은 진입로가 진짜 차도로만 돼있습니다.

버스정류장에서 내려 7분가량 걸어서 들어가야만 합니다... 조명도 없어서 깜깜하고...

 

아무리 5성급 이라지만 하얀 내부 인테리어가 범상치 않다

오늘의 마지막 일정, 칵테일바 Bob's Bar 입니다.

이 바는 Asia's Best Bars 순위권에 들지는 않았지만,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다른 유튜버분이 적극 추천하고 제가 보기에도 특색이 있어

윙스 오브 타임과 함께 센토사 섬을 하루에 두번 방문하게하는 목적이 되었습니다.

 

그 특색이란 바로 짜잔~ 호텔과 붙어있으며 창문 없이 전면이 개방된 형태라는 것입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 기분 좋으며 인테리어도 모던하고 의자도 편해보입니다.

투숙객으로 보이는 외국인 형님들이 넉넉하게 앉아있는 모습이 여유로워 보이네요.

아 호텔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워크인이 가능합니다. 예약도 굳이 진행하지 않았습니다.

 

이곳은 처음부터 메뉴판을 따로 가져다 주지 않고

낮에 설명드린 바와 같이 좌측 QR코드를 태그해 스마트폰으로 메뉴판을 다운받으면 됩니다.

 

위스키 하이볼. 하이볼의 표준

첫잔으로는 유튜버 분이 적극 추천했던 위스키 하이볼을 시켜봤습니다.

야 이거 맛있네요. 위스키 하이볼이 제조식으로는 단순히 위스키에 물이나 탄산수 타는거지만

은근히 여러가지 측면에서 손을 많이 타는 칵테일입니다.

 

이곳의 하이볼이 제가 지금까지 마셔봤던것 중에서는 가장 표준에 일치하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위스키와 탄산수의 비율도 정확했으며, 얼음의 녹는 정도도 적당해

시간이 지나도 맛이 크게 희석되지 않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기본안주가 성실하다. 안주값 받나?
푹신한 야외소파

그리고 이쯤에서부터... 날이 어두워 흐린것을 미처 확인하지 못했는데

천둥번개가 요란스럽게 치며 폭우가 강풍을 동반해 쏟아져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천장이 넓은데도 비바람이 얼굴에 느껴질 정도로 강하게 내리쳐

바깥쪽에 앉아있던 외국인 형님들이 안쪽 테이블로 피신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저는

밤 10시가 넘었고 시내 호텔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홑몸으로 떨어져 있으며

센토사에서 시내 중심으로 오가는 대중교통들도 슬슬 막차 시간이 다가오고

귀찮다고 지갑을 놓고 와 가진건 신용카드 한장 뿐에

핸드폰 배터리도 충전하는것을 깜빡해 20% 정도밖에 남지 않아 간당간당한 상황인데

 

일반적인 사람이라면 슬슬 불안하며 초조해 졌겠지만 사실 저도 초조했습니다.

그럼 여기서 내가 해야할 행동은? 서둘러 정리해서 어떻게든 시내로 돌아갈 방법을 찾아야 할까?

NO!

정답은 바로~ '취할때까지 술을 더 시킨다' 입니다~

네 술이나 더 시켜봅시다. 어떻게든 되지 않겠습니까?

 

취기와 함께 무르익어가는 분위기
Kavalan Port Cask Finish

칵테일 뒤에 위스키를 시키는건 제 나름대로 지키는 혼자만의 규칙입니다.

아무레도 메뉴 구성을 보니 칵테일에 치중해 있고 위스키 종류가 아주 다양하지는 않아

고민하다가 싱가폴과 가까운 인근 섬나라 대만의 위스키 Kavalan을 주문해 봤습니다.

이번에도 글랜캐런 글라스가 아닌 온더락 글라스에 담아주네요.

Kavalan은 달콤하며 특히 첫맛이 강하다보니 이렇게 담아주는 형태와도 잘 어울렸습니다.

 

Crispy Spicy Chicken Wings. BBQ Sauce

저녁을 잘 먹어 배부른 상태에 기본 안주도 생각보다 너무 잘 나와서

추가로 요리 안주를 주문할까 말까 하다가 시켜본 치킨윙입니다.

이거는 뭐 맛있긴 한데 특별하지는 않았네요. 맥도날드의 맥윙과 비슷한 맛이였습니다.

매콤하다고 적혀있으면서 그리 매콤하지도 않고...

지금 생각해보니 메뉴에 사테가 있었는데 사테 꼬치를 시켜볼걸 그랬네요.

 

Golden Bells

마지막 잔으로 Bob's Bar 만의 시그니처 칵테일 Golden Bells를 시켜봤습니다.

데킬라 베이스에 파인애플 라임 민트가 들어가 달콤상큼하면서도

위에는 계란 흰자를 올려 과하지 않고 부드럽습니다. 막잔으로 좋네요.

그것도 그렇고 어제 Atlas Bar 에서부터 시키는 칵테일 모두가 실패 없이 맛있으니 즐겁습니다.

 

그리고 슬슬 마무리단계가 되가니 실제로 빗줄기가 얇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쪽으로도 예측이 성공해 즐겁지만 그래도 술도 마셨겠다 더 편하고 안전한 복귀를 위해

택시를 부르러 호텔 로비를 찾아가봅니다.

 

음...
음... 뭔가 익숙한데... 어디서 본듯한 구조다?

호텔이 도넛 모양으로 생겨서 밖으로 나갔다 복도로 들어왔다 살짝 헤매는데

뭔가 건물 구조가 낯이 익다 생각하던 와중에 발 밑에 반짝이는 것이 있어 시선을 내려보니

어... 악수하는 모양?

 

고개를 들어보고 얼마있지 않아 이 장소가 어딘지 깨달았습니다.

바로

 

2018년에 김정은과 트럼프가 북미정삼회담을 개최한 바로 그 장소네요!

아~ 그러고 보니 싱가폴에서 개최했다는 뉴스까지만 얼핏 들었었는데,

그게 시내가 아니라 휴양지 센토사 섬의 리조트 호텔일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호텔 로비를 찾아 점원분께 시내로 돌아가려 하니 택시 하나만 불러주세요~ 라 요청했더니

투숙객이 아님에도 친절하게 응대하며 안내해 주시던게 생각납니다.

덕분에 로비에서 편하게 기다리다가 안전하게 호텔로 복귀하여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포브스 선정 별이 다섯개!

이날 3일차도 뭐 이것저것 좋은점과 아쉬웠던점이 공존하는 즐거운 일정이였지만

무엇보다도 우연찮게 역사적인 현장을 발견해서

그 과정이 상당히 재밌고 신기했으며 기억에도 오래 여운이 남는것 같습니다.

 

여행을 다니며 늘 느끼는 부분이

계획한걸 차곡차곡 수행하며 쌓아나가는 재미도 당연히 있지만

이렇게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더 큰 재미를 찾게 되는것도 분명히 존재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음 날짜에 이어서 작성하겠습니다~

 

 

참고 유튜브:

싱가포르 맛집 10| 코시국에 생겨 아무도 모른다는 고오급 호커센터랑 다시가면 또 갈 곳(📍맛집지도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