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2 여름 싱가포르 4박6일(完)

7. 2일차 - Hua Yi Kitchen, 오차드 로드

ごろごろ 2022. 9. 27. 16:56

Hua Yi Kitchen

오차드역과 오차드 로드

녹색 밀림을 뒤로하고 다시 도심지로 돌아가 봅시다.

오차드 로드는 대로를 중심으로 2km가량 세련된 쇼핑몰들이 쭈욱- 늘어진 쇼핑단지입니다.

우리나라의 청담동, 가로수길 또는 일본의 하라주쿠-오모테산도와 상당히 유사했습니다.

 

저야 뭐 명품에 관심이 있거나 패션에 흥미가 있어서 온건 아니고...

유명한 장소라니 한번 둘러보는 겸

좋아하는 위스키 친구들이 있나 보틀샵 위주로 돌아보려는 목적이였습니다.

그건 그렇다 치고 벌써 정오가 넘었으니 일단

 

Hua Yi Kitchen.

점심부터 먹고 시작해봅시다. 조그마한 중국음식 전문점 Hua Yi Kitchen 입니다.

 

싱가포르는 구성 인구중 중국계가 70% 정도로 상당히 지배적인 만큼

식문화에도 중국 요리가 많이 반영되어 있습니다. 특히 광동쪽 영향이 강하다고 하네요.

광동요리 하면 역시 딤섬과 담백한 요리들...이 유명하여 저도 딤섬전문점을 조사해봤으나

 

고급지고 깔끔하며 딤섬이 이것저것 나오는 코스요리 식당들은

대부분 기본 2인부터 예약을 받으며, 한달전부터 준비하는 제가 예약하기에는 쉽지 않더라구요.

하여 겹치는 동선 중 평이 괜찮으며 소소하게 방문하기 좋은 요 식당에 들러봤습니다.

 

테이블 10개 미만의 조그마한 동네식당 느낌이였다. 대부분 현지인이였음. 얼마 안가 꽉 참

메뉴판이 아기자기 하면서도 은근 먹을거리가 많네요.

저는 돼지구이가 올라간 계란볶음밥과 샤오롱바오를 주문했습니다.

 

사진을 조금 짤라 찍었는데 식기와 수저를 개인 비닐에 싸주는것도 중국스러운 거였네요.

최근에 알게된건데 이런 모습이 '깨끗한 식기임' 을 인증하는 의미라 합니다.

땀 흘렸으니까 당연히 시원한 맥주 한잔 크으~

 

돼지 폭챱이 올라간 계란볶음밥
샤오롱바오(소룡포)

이 두 음식은 진짜 맛있었습니다.

마치 끝없는 장강의 물결이 도도하게 흐르는듯한 맛...

 

계란볶음밥은 살짝 짰지만 고슬고슬 볶은 쌀과 신선한 계란 스크램블,

그리고 소금의 침샘을 자극하는 달콤한 감칠맛이 어우러져

제가 찾던 이상적인 계란볶음밥 맛이 났습니다.

위에 올라간 돼지고기 구이가 약간의 불향이 나며 적당히 씹는 맛이 있어 더 좋았네요.

 

샤오롱바오는 엄청나게 감동스럽고 육즙이 쿠과과광-! 하고 터지는 정도는 아니였지만

사실상 처음 경험해봐서 국자같은 숟가락에 올려놓고 찣어

육즙을 먼저 먹고 만두는 나중에 먹는 그 재미 자체가 즐거웠습니다.

 

다만 다 먹지 못하고 조금 남기긴 했습니다. 양이 푸짐해서 그런것도 있었지만

이쯤되니 한가지 생각이 듭니다.

 

전반적으로 싱가포르 식당들은 비싼만큼 요리도 잘 합니다.

재료도 신선하고 위생도 좋고 기술도 좋은듯 하고. 다 만족스럽습니다.

근데 날 자체가 덥고 습하다보니 입맛이 쉽게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던듯 합니다.

동남아 국가들 현지음식이 전반적으로 달고 짜고 향신료를 많이 쓰는 경향이 있다던데

덥고 습해서 너프먹은 입맛을 한껏 돋우려는 목적이 있다고 하네요.

 

분명 어제부터 먹는 음식들 전부 맛있었는데 잘 먹다가 중간에 쉽게 물려버렸던게

물론 제가 편식쟁이라서 그런것도 있지만 위에서 말한 영향이 확실히 있는듯 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싱가폴 음식이 대체로 아주 푸짐하게 나온다는 얘기는 없는데

너무 적게 나온다는 평이 적은것도 같은 맥락이 아닌가 싶네요. 최소한 저는 그렇게 느꼈습니다.

 

오차드 로드

오차드로드에 대한 설명은 위에서 간략하게 언급했고

위스키가 목적인 저는 보틀샵 위주로 건너다니며 쇼핑몰 구경을 했습니다.

 

2km 가량 대로변 양쪽으로 수없이 많은 대형 쇼핑몰이 몰려있는 데다가

명품이나 패션에 관심이 없어 배경지식이 전무한 저에게는 그 매장이 그 매장 같아 보였고...

전체적인 감상은 건물마다 조금조금씩 다른 외형과 디자인에

모두 다 세련되고 편리하며 사람이 북적북적 거렸습니다.

 

싱가폴에도 도쿄의 명물 로이스 생초콜릿이 온전하게 있다
이정도면 진짜 일본 안가도 되지 않나 하는 생각을 잠시 함
보물창고
인줄 알았으나 그림의 떡. 전시만 잘하고 재고가 없는 경우도 많았다

보틀샵이 많아 우리나라보다 접근이 조금 더 용이하단 점은 재밌긴 했으나

의외로 가격면에서 큰 이득은 없었습니다.

귀한 오래된 보틀들 구경하고 사진 찍는 정도의 즐거움만 있는거지

정작 구입하기에는 망설여지는 가격의 연속... 내꺼 확보를 못하면 슬슬 불안해지는데...

 

레고 공식 매장은 우리나라에도 점점 지점이 많이 늘어나더라
창이공항에서 언급했던 아키텍처 시리즈의 싱가폴 랜드마크 레고

친동생을 포함해 몇몇 분들은

싱가폴의 거리가 소름끼칠 정도로 깨끗하게 정돈되있다는 감상을 남기던데

저한테는 그정도의 감상은 아니였습니다.

제가 덥고 지쳐서 주변을 둘러보기 어려운 처지였을 수도 있고...

 

지금 사진으로 보니 구획이 잘 잡히고 세련됐긴 하네요.

종종 여행 현장에서 보다도 다 끝나고 돌아와 사진을 보고 나서야

'그때 그랬구나' 하고 뒤늦게 생각이 드는 순간들이 있곤 합니다.

 

'그 감성'

애플 좋아하는 분들에게는 싱가폴에 즐길거리가 또 하나 추가되겠네요

여기저기 애플 공식매장 많이 위치해 있었습니다.

물론 저는 안드로이드 샘숭 유저입니다...

 

이 애플매장, 에어컨을 하도 세게 틀어논데다가 정문까지 열어놔

냉기가 문앞 도로 5m 반경까지 느껴지던게 생각납니다.

 

적도 근처의 항시 덥고 습한 열대기후의 싱가포르는

다른건 몰라도 실내 시설의 에어컨 온도만큼은 제한하지 않고 빵빵 튼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쇼핑몰을 이동하며 밖으로 나오면 지옥같이 덥고

다시 쇼핑몰 안으로 들어가면 온몸의 털이 곤두설 정도로 서늘한것이

마치 목욕탕에서 온탕과 냉탕을 계속 왔다갔다하는 기분이였습니다.

 

요런 한기에 예민하신 분들은 싱가폴에 올때

피부 트러블이나 냉방병 예방을 위해 얇은 겉옷을 챙겨오는것도 좋을듯 합니다.

 

고생하며 보틀샵들을 깡총깡총 건너다니다가 거의 마지막즈음에

조그맣게 가판대를 세워놓고 와인과 위스키를 파는 매장에서

마침내 제가 찾던 위스키 몇을 발견하였습니다.

싱가폴에 오기 전에 마음속으로 세운 리스트 상으로는 2순위정도

재패니즈 위스키들은 한국에서는 상당히 희귀한데 싱가폴에선 곳곳에 발견되어 좋았습니다.

거기다가 라스트 한병이네요. 바로 구입

 

아무튼 고생의 성과가 하나라도 생기니 보상받는 기분이라 홀가분하네요.

나중에 알게된게 그렇게 큰 이득을 본건 아니였고 정가로 산 셈이였지만...

그래도 싱가폴 내부 기준으로 보기보단 한국 기준으로 비교해보면

조금이라도 이득을 본 셈이니 아무튼 좋습니다.

 

오전부터 땀흘리며 고생했겠다, 목표한 위스키도 한병 구했겠다

슬슬 호텔 근처로 돌아갈 셈으로 지하철역으로 향하는데

오우 운좋게 가렛팝콘을 발견

 

가렛팝콘은 미국 시애틀 원조의 팝콘 브랜드로서

시즈닝을 듬뿍 묻혀 풍부한 맛이 특징... 이라고 저도 여기저기서 들어보기만 했습니다.

싱가폴 기준으로는 제가 찾은것만 해도 이 오차드로드, 차임스쪽 시내,

그리고 창이 국제공항 1터미널까지 최소 3곳 이상이였네요.

그 외 지점으로 알고있는곳은 도쿄의 하라주쿠, 우리나라엔 잠실에 하나 있습니다.

 

줄이 길긴 한데 어차피 모두 포장판매라 오래 걸리지 않을것같아

조금 기다렸다가 사진 중 마카다미아 카라멜 맛을 포장구입 했습니다.

 

이거는 한국에 돌아와서 지금에야 뜯어서 먹고있는 중인데

햐... 진짜 맛있습니다. 지금까지 먹었던 팝콘 중에 제일 맛있는것 뿐만 아니라

그동안 제대로된 팝콘을 못먹어봤다는 생각마저 들 정도의 풍부한 맛...

 

분명 살은 뒤룩뒤룩 찌는데 크게 기여하겠다만

보인다면 꼭 사오는 것을 추천드리고 싶은 브랜드입니다.

 

제발 한국사람이라면 삼성폰 씁시다. 아까 애플매장이랑 규모 차이가 나긴 한다

오차드로드는 넓고 세련된 쇼핑몰들이 모여있고

쇼핑하러 나온 사람들이 바글바글해 구경하는 재미가 꽤 있었으나

명품이나 패션 관련 특정 브랜드 구입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이상 아주 특별한

싱가폴만의 머시기가 크게 느껴지는 그런 장소는 아니였습니다.

싱가폴 특유의 비싼 물가 상황상 가격면에서 그리 큰 혜택을 보기도 어려운 편이구요.

 

그래도 뭐 개인적으론 맛있는 점심도 먹었고...

목적으로 하던 위스키 둘 중에 한병은 어쨌든 구했으니 나름 의미있는 여정 중 하나였네요.

 

 

 

다음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