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2 여름 싱가포르 4박6일(完)

8. 2일차 - 래플스 호텔, 맥캘란 부티크, 클락키

ごろごろ 2022. 9. 28. 14:22

래플스 호텔

오차드로드를 나와 버스를 타고 호텔 방면으로 돌아가던 와중에

잠시 다른 생각이 들어 방문한 래플스 호텔입니다.

시내 중앙 시티홀역 인근에 위치해 근처 어디든 가깝습니다.

 

래플스 호텔은 1887년에 문을 열었으며

영국의 정치가 겸 개척가 토마스 래플스 경의 이름을 따와 명명했다고 하네요.

역사에 정말 관심이 없는 저이지만 싱가포르 시내 곳곳에 래플스-가 붙은 장소가 상당히 많으니

싱가폴의 역사 및 건국에 깊이 관여한 위인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랜 역사 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정상급 지도자들, 세계적으로 유명한 연예인들이나 스타들이

싱가폴에 방문했다하면 투숙하며 그 명성이 더해져

싱가폴에서 가장 유명한 호텔을 하나 꼽으라 하면 최우선으로 뽑히는 장소가 되어버렸습니다.

유명한만큼 무진장 비싸고요... 신혼여행으로 온다 쳐도 손이 발발발 떨릴 투숙 가격입니다.

 

하얀 대리석과 석고 구조물이 인상적이네요. 입구에는 경비병도 지키고 서 있습니다.

5성급 호텔로서 뿐만 아니라 역사적으로도 하도 유명한 건축물이라

투숙객이 아니더라도 관광객이 여럿 드나드는 모습입니다.

 

근데 뭐 늘 그렇듯이 저같은 여행객에겐 이런 관광은 제1목적은 아니고...

 

맥캘란 부티크

예 역시 위스키죠.

본래 래플스 호텔 방문은 이날 일정에 없었는데

오차드 로드에서 목표 위스키 둘 중 하나를 확보하다보니

나머지 하나이자 최애 위스키도 확보하고 싶은 마음에 일정을 앞당겨 방문했습니다.

 

래플스 호텔에는 식당이나 호텔 룸 뿐만 아니라

여러 명품 브랜드가 입점한 라운지, 또는 부티크가 몰려있는 건물도 존재합니다.

그런 맥락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위스키 브랜드인 맥캘란의 부티크가 위치해 있다는

소식을 미리 알아보고 방문을 고대하던 장소입니다. ㅎㅎ 최애 구하러 가즈아~

 

직원들이 엄청 친절하게 반겨줌. 문도 열어준다
맥캘란 M 시리즈
간접조명의 빠와
소문으로만 듣던 초호화 라인업이 거의 전부 전시되어있다
오른쪽 위에 본인 최애 위스키 맥캘란 레어캐스크가 보인다. 두근두근!

멋지게 차려입은 점원분들이 입구에서부터 반겨주시며

여러 지식과 정보들을 설명해주고 즐겁게 대화도 나눌 수 있으니

맥캘란 위스키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혹은 위스키에 대해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즐거운 장소가 될 것이 명확했습니다.

설명상으로는 전세계 몇십개의 맥캘란 부티끄중 공항 이외의 장소에 위치한 곳은

여기가 유일하다고 하네요.

 

자 뭐 즐거운 시간을 보낸건 좋았고! 바로 본론으로 넘어가서!!

그래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맥캘란 레어캐스크를 구입할 수 있냐고 물으니

안타깝게도 재고가 없댑니다... 싱가폴에도 소량이 겨우 들어온다네요.

뭐 아쉽지만 그럴수 있지! 그럼 구입할 수 있는 라인업이 뭐뭐 남았냐 하고 물으니

엔트리급(12년 두종류, 15년 한종류) 밖에 남지 않았다고 설명해 주시더랩니다.

결국 ㅎㅎ... 하고 떫은 웃음을 짓고 빠빠이 하고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전세계적으로 위스키 재고에 대란이 일었다는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만

그래도 외국의 여행지고... 굳이 방문하는 수고를 들였는데

큰 소득 없이 허탈하게 돌아가다니 마음이 그리 편치는 않네요...

오래된 위스키들을 구경하고 사진찍고 설명 듣는건 좋은데

결국 제 손에 뭐라도 들어와야 마음이 편안해지고 얻는게 있지 않겠습니까.

아쉽지만 특별히 뭔가 할 수 있는것은 없어 호텔로 터덜터덜 돌아갑니다.

(최애 못사서 심술난 어린이 마음)

 

차임스. 옛날엔 학교였다 함. 지금은 식당과 술집이 몰려있다

돌아오는 길에 차임스 건물이 보이네요. 막간을 이용해 짤막하게 설명하면

아까부터 시티홀 지역을 언급했는데 1800년대 영국인들이 들어오며 개발되기 시작한 싱가포르는

싱가포르 강을 중심 교통수단으로 발달하게 됐습니다.

시티홀 지역은 왼쪽 아래로는 싱가포르 강, 오른쪽으로는 그 유명한 마리나베이 호텔이 위치한

마리나 만을 끼고 있는 개척의 중심지로서 오래된 서양 양식의 건축물들이 몰려있습니다.

 

요 차임스 건물은 과거에 학교 겸 고아원으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조해

지금은 여러 식당과 술집이 모여있는 장소로 바뀌었습니다.

저는 일정상 마지막 날 밤에 방문했는데 마침 그때 핸드폰이 방전되서 사진을 못찍었네요...

말로만 설명드리는게 아쉽긴 하다만 분위기가 상당히 좋습니다.

어두우면서도 은은한 조명이 묘한 설렘을 자아내고 정원도 적당히 가꿔져

여유롭게 한잔 하기에 좋아보이더라구요. 실제로도 연인들이 많이 보였습니다.

 

이 글 아래에는 클락키 지역을 소개해드릴텐데

만약 클락키랑 차임스 둘 중에 어디가서 한잔할래? 라고 묻는다면

저는 차임스 쪽이 더 분위기가 좋다고 선택할것 같습니다.

 

이전편 오차드 로드에서 구한 하쿠슈 12년. 재패니즈 위스키

 

클락키

일단 호텔로 돌아와 낮잠 한숨 때리며 지친 발을 풀어주고

원래 이날 저녁 일정의 초반은 호커센터라 불리는 지역 푸드코트에 가서

명물 음식인 치킨라이스도 먹고, 거리를 막고 노점상들이 들어와 직화로 구워낸 꼬치

'사테' 에 타이거 맥주도 한잔 하는 것이 목표였는데

(스포하자면 여행 끝날때까지 결국 못먹어봄)

 

잤다 깨보니 낮에는 기미도 보이지 않던 비가 주룩주룩 내리더라구요.

호텔 침대에서 일정을 조정하며 미적거리다 보니 시간이 은근 지나가

늦게나마 엉덩이를 움직여봅니다.

 

호텔에서 위쪽으로 다리 하나만 건너면 클락키 지역입니다.

규모 면에서 차이가 있으나 후쿠오카의 캐널시티와 비슷한 모습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싱가포르 강과 정착된 배들, 건물에서 흘러나와 일렁이는 빛이 아름답습니다.

강변에서 식음을 즐기는 것은 만국 공통이듯이 유명한 레스토랑들과 펍들이 몰려있습니다.

사진이 약간 짤렸으나 싱가포르에서 가장 유명한 음식, 칠리크랩 전문점

점보 시푸드도 여기에 위치해있네요.

 

중앙에 분수대가 있고 동서남북으로 뻗어나가는 구조입니다.

머리 위는 모두 천막으로 가려놔 비가 와도 신경쓰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적당히 둘러보며 활발한 분위기를 느낀건 좋은데 음... 너무 인싸 서식지야...

가본적은 없지만 딱 영국의 펍이 이런 분위기겠구나~ 하는 술집이 많아서 그런지

코쟁이 외국인 형님들 누님들도 상당히 많이 보였습니다.

사람들이 적당히 취하고 목소리도 커지고 묘하게 상기되어있는 분위기가

저에게는 살짝 쉽지는 않았습니다.

 

그 와중에 호기롭게 우산도 놔두고 나왔는데 빗줄기는 점점 굵어지고...

머리만 굴리다가 저녁도 아직 안먹어 허기진 상태이고...

 

 

 

다음편에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