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2 가을 도쿄 2박3일

2. 1일차 - 도쿄역 기념품, 긴자 보틀샵

ごろごろ 2022. 12. 8. 14:31

도쿄역 기념품 (GRANSTA)

기차는 40분 가량을 달려 종점인 우에노 역에 도착했습니다.

정확히는 게이세이 우에노 역이네요. 게이세이 스카이라이너 노선은

일반 JR 전차들이랑 다른 노선을 사용하니깐... 뭐 거기가 거기긴 합니다.

 

큰 목적이 있지는 않으나 어차피 방문한 김에 바로 환승하지 말고

유명한 보틀샵 하나만 구경하러 잠시 나와봅니다.

 

음~ 하늘에 구름 한점 없고 맑네요~

지금까지 다녀본 일본 여행 중 최고의 날씨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우에노하면 역시 우에노공원과 동물원, 그 중에서도 팬더의 인기가 상당하니

팬더 모양의 장식물이 여기저기에서 눈에 띕니다.

 

우에노에서의 목적, 보틀샵 Bottle OFF 입니다. 역에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정확히는 일반적인 보틀샵이 아니고 중고매장, 그러니까

다른 곳에서나 가져오는 술들을 매입하여 다시 판매하는 거점이 되는 상점이네요.

그만큼 여기저기 숨어있던 희귀한 보틀들을 마주할 확률이 높은 장소가 되겠습니다.

우리나라에선 개인의 거래 자체가 불법인데...

이런 유용하고 자유로운 시스템은 늘 부러운 부분이 많습니다.

 

근데 취지는 좋았건만 들어가서 가격표를 보니 비싸도 너무 비싸더라구요ㅎㅎㅎㅎ

무슨 싱가폴에 다시 돌아온줄 알았습니다. 가격 메리트가 전혀 없네요...

저조차도 이렇게 생각하던 와중에 뒤따라 들어온 현지인 할아버지가 쓰윽 보시더니

"타카!(비싸!)" 하시는 소리를 듣고 깊이 동감하며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첫날 첫번째 일정은 바로~ 도쿄역에서 스위츠 구입하기 입니다.

간만에 스이카 교통카드에 교통비도 넉넉히 충전하고

도쿄의 모든 노선이 겹치는 도쿄 교통의 중심지 도쿄역으로 향합니다.

 

도쿄, 나아가서 일본 전역의 교통 중심지이자 교차로가 되어

유동인구가 넘쳐나는 도쿄역 지하에는

GRANSTA라 불리는 기념품 가게 구역이 커다랗게 형성되어 있습니다.

 

안그래도 이웃간 성의표시와 보답, 오미야게(선물) 문화가 극도로 발달한 일본이니

타지 방문이나 고향 귀성 전에 사갈만한 선물거리들이 모이는 지역은 필수불가결 입니다.

그리고 수요가 있는곳에 공급이 있다는 간단한 법칙에 따라

GRANSTA에 입점한 스위츠 가게들은 맛, 모양, 포장 모두 수준 높은 과자들을 내세우며

인기가 조금이라도 떨어지는 상품이나 업체는

바로 나가 떨어질 만큼 무한히 경쟁하고 있습니다.

 

쭉 둘러보니 침이 좔좔좔 흐르는 맛있어뵈는 스위츠들이 사방에 널렸지만,

포장에 공을 들인 만큼 가격도 상당하니깐... 선택과 집중을 발휘해 두 종류만 구입했습니다.

선물 목적으로 많이들 구입하다 보니 계산단계에서

아예 포장백을 추가로 두세개 더 넣어줄지 물어보시는 모습입니다.

 

기차 관련 용품 전문매장 TRAINART. 별건 없었음

2박3일, 3박4일의 짧은 여정이 대부분인 일본 여행 특성상

보통 필자는 캐리어를 들고 다니진 않았는데, 이번엔 들고 왔습니다.

목표로 하는 위스키를 만약 구입하게 된다면 기내수화물로는 들고 탈 수 없으니깐...

 

하여 공항에서부터 지금 도쿄역까지 커다랗고 성가신 캐리어를 돌돌돌 끌고 다니고 있었는데,

짐을 잠시라도 줄이고자 도쿄역의 코인락커를 이용했습니다.

이름만 코인락커지 정작 결제는 교통카드(SUICA, ICOCA 등) 태그로 간편하게 되네요!

비어있는 락커에 짐 넣기 → 결제화면에 카드를 태그해 결제 → 영수증 챙기기

의 간편한 절차입니다. 성가시게 열쇠를 들고 다닐 필요도 없으니 안심!

되찾을때는 영수증의 QR코드나 결제했던 교통카드를 태그하면 됩니다.

딱히 교통카드에 기명화 작업을 진행한 것도 아닌데 이게 되네요.

신기하고 편리한 기술력 좋습니다.

 

도쿄역 지하는 인근 상가와 거미줄처럼 촘촘히 이어져있다

 

긴자 보틀샵

정확히는 유라쿠초 - 긴자 - 신바시 보틀샵 털기가 적절한 설명이겠네요.

공연 감상을 제외하고는 이번 일정에서 필자가 가장 고대하던 순간이 아닌가 싶습니다.

 

우리나라의 주세는 소주, 맥주, 막걸리와 같은 저렴한 술은 싸되,

위스키, 브랜디 같은 고숙성의 양주들은 갑자기 금액이 치솟는 형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허나 일본의 주세법은 정 반대로... 쉽게 말해서 위스키의 가격이

우리나라와 비교해 40~70% 수준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입니다!

사전조사를 하며 가격표를 보고 깜짝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내가 지금까지 국내에서 조금이라도 싸게 구입하려고 발품 팔던건 뭐가 되는게냐...

 

아무튼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싱가폴에서부터 최애 위스키 수집을 이어오던 필자가

꿈과 희망을 안고 열나게 조사했으며, 많이 기대한 장소가 되겠습니다.

이 구역은 예전부터 귀한 양주들이 곳곳에 숨어있기로 유명한 지역입니다.

목표는 주구장창 노래를 부르던 맥캘란 레어캐스크와 히비키의 엔트리급 이상입니다.

 

제일 처음 들른곳은 도쿄역 인근의 하세가와 스토어 입니다.

이 매장도 상당히 유명한게, 도서관마냥 주루룩 쌓인 귀한 보틀들을 구경하는 맛도 있지만

100엔~500엔을 내면 한모금 시음도 가능합니다! 인당 최대 5잔 정도까지는 OK

위스키는 비싼만큼 잘못 구입했을때의 리스크가 더 큰 편이니까

이렇게 미리 마셔보고 취향에 맞는지 구입할만한 값어치가 있는지

판단해 볼 수 있게 도와주는 부분이 상당히 유용합니다. 백화점 시식코너 같은 겁니다.

 

노아스 밀은 현재 한국에서 15만원 이상을 가볍게 호가한다

전반적으로 상당히 만족스럽고 마음이 편해지는 장소였습니다.ㅎㅎ

미니어처도 이것저것 다양하고, 면세나 특별 라인업 등 보틀들이 다양하게 놓여있네요.

저 노아스밀, 요즘 국내에선 맛있기로 소문이 자자한데 일본에서는 반값에 팔고 있는 모습입니다.

목표로 하는 맥캘란과 히비키 라인업은 여기에도 안보이지만...

 

애초에 일본이라고 그득그득 쌓여있어 바로 살 수 있을거라 기대하진 않았습니다.

미니어처 2개 정도만 구입하고 다음 장소로 발걸음을 옮겨봅니다. 총총총

 

보기엔 예쁜데 살기엔 좁을것같아

마침 동선상에 포켓몬센터도 있어 막간을 이용해 잠깐 들러봤는데

상품이 많아 구경은 잘 했습니다만 여기에도 살만한건 보이지 않네요.

그러고보니 최근에 포켓몬 신작이 나와서 인기 절호조입니다.

필자도 신작을 사놓고선 일본 다니는데 열중하느라 정작 플레이를 못하고 있는데...

 

긴자도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분위기
정시에 종을 울리는 시계

조그만 상점들을 거쳐오며 터덜터덜 걷다보니 어느새 스즈란 도리에 도착했습니다.

잠깐 찾아봤는데 예전부터 도쿄항과 도쿄역 사이,

그리고 근처 가부키쵸의 인기에 더불어 특히 버블시대때 유명했던 거리라 하네요.

실제로 깔끔하게 닦인 조그마한 도로 좌우로 은은한 조명의 잡화, 의류 매장들이

오순도순 모여있는게 세련되면서도 모던한 멋을 자아내고 있다는 감상이였습니다.

 

여기에서의 목표는 긴자777 매장. 동호인들 사이에서는 좋은 보틀을

활발한 유통량으로 잘 들여놓기로 명성이 자자한 필수 방문 보틀샵 입니다.

외국인은 면세도 가능! 여기도 시음 가능!

 

으으음 근데...

 

기대를 많이했던건지 아니면 제가 방문했을 때 마침 재고가 다 나가고 입고되기 직전인건지

시음용 보틀들을 제외하고 직접 살만한건 의외로 많이 보이지 않았습니다.

사진 우측의 카발란도 2순위 정도로 생각하던 위스키인데,

시음용으로 오픈한 앞의 보틀 말고 뒤쪽에 재고 상자가 거의 없는걸 볼 수 있습니다.

 

싱가폴에서도 그랬지만 이쯤되면 슬슬 불안해집니다...

구경은 잘 했으니 이쯤되면 슬슬 진짜 내 최애를 잡고 돌아가야 하는뎅

 

그래서 사실상 마지막 기대를 품고 방문한 리쿼 익스프레스.

이곳은 아직 한국인들 사이에서는 명성이 그렇게까지 많이 퍼진 장소는 아니고

필자도 출국 2주 전쯤에 다른 동호인의 추천으로 우연히 발견한 리쿼샵입니다.

 

오우~ 심상치 않은데?
!!

결국 발견했습니다! 1년 내내 그토록 찾아 헤매던 최애, 맥캘란 레어캐스크 입니다.

대충 보관상의 이유로 사진만 전시해 놨다고 적혀져 있네요.

점원분께 확인차 여쭤보니 안쪽에 재고가 있다고 말씀하셔 일단 확보해 놓고

다른 상품들은 뭐가 있는지 마저 구경합니다.

 

쭉 둘러보니 확실히 도쿄 내 보틀샵들 중에서는 재고가 가장 다양했습니다.

맥캘란도 12년, 18년 쉐리 전부 있고 글렌모렌지 글렌드로낙 등등 인기 증류소들의 라인업도

엔트리급 뿐만 아니라 특별 보틀까지 주루룩 예쁘게 깔맞춤된 모습입니다.

 

미처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카운터 인근에는 히비키나 야마자키 등

인기있는 재패니즈도 위스키도 한병씩 잘 놓여져 있었습니다.

여기에서만 목표 1순위로 하던 맥캘란 레어캐스크랑 히비키 블렌더스 초이스를 한번에 구입하고

(아쉽게도 면세는 적용 안되더라구요. 이유는 나도 몰랑)

더이상 보틀샵을 구경하는건 의미 없다고 판단해 호텔 쪽으로 돌아가봅니다.

 

어느새 어둑어둑해진 하늘. 우리나라보다 해가 30분은 일찍 지더라

지금보니 이 날도 점심을 굶었네요.

원래는 유라쿠초에서 카츠동 한그릇 야무지게 때리려 했는뎅

 

그러고보니 싱가폴에서 위스키를 구하던 날도 점심을 굶었던 기억이 납니다.

이거는 사실 필자가 성깔이 더러워서 목표로 하는 일은 무조건 끝내놔야지만

그제서야 밥이 목구멍으로 겨우 넘어가는 습관이 있어서...

중간 하세가와 스토어 즈음에 간단하게라도 점심을 먹을까 잠깐 고민했지만

예약해놨던 저녁식사도 마침 6시로 고정이라 너무 애매해 건너뛰는 선택을 했습니다.

 

 

하여 다음 편은 바로 그 6시 예약 저녁식사가 되겠습니다.

다음편에 이어집니다.